"벌써 6학년 겨울방학이라니, 중학교 영어는 초등이랑 차원이 다르다는데 단어장 하나는 다 떼야 하지 않을까요?" 상담실에서 만나는 예비 중1 학부모님들의 질문은 대부분 '진도'에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의 중등 입문을 지켜본 결과, 중학교 첫 시험에서 무너지는 아이들은 문법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늘어난 학습량을 버텨낼 '공부 체력'이 없어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초등 영어는 놀이와 흥미 중심이었지만, 중등 영어는 철저하게 평가와 논리 중심입니다. 이 거대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어려운 문제집이 아니라, 중등 3년을 버텨낼 단단한 공부의 기초 체력입니다.

1. 양적 팽창을 견디는 '어휘의 임계점'과 '엉덩이 힘'
중학교 영어의 가장 큰 특징은 초등 영어와 비교했을 때 어휘의 양과 깊이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초등 필수 어휘가 약 800단어 내외라면, 중등 과정은 최소 2,000단어 이상의 학술적 어휘를 요구합니다. 단순히 단어의 개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단어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은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공부 체력이 바로 **'어휘의 임계점'**을 넘어서는 끈기입니다. 하루 50개의 단어를 외우고 매일 누적 테스트를 견디는 과정은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학습의 근육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 점검해야 할 중요한 체력은 바로 '엉덩이 힘'이라 불리는 집중 지속 시간입니다. 초등 수업이 활동 중심이었다면, 중등 수업은 긴 호흡의 독해와 정교한 문법 설명을 들어야 하는 정적인 시간입니다. 45분에서 50분 동안 한자리에 앉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지문을 분석해낼 수 있는 '정적인 공부 체력'이 갖춰지지 않은 채 중학교에 올라가면, 아이는 수업 시간 자체를 고역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번 겨울방학은 무리한 선행보다는 아이가 정해진 시간 동안 온전히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하는 최적의 골든타임이 되어야 합니다.
| 구분 | 초등 영어 (Activity 중심) | 중등 영어 (Academic 중심) |
| 학습 어휘 | 일상생활, 감정 표현 (약 800단어) | 사회, 문화, 논리적 추론 (약 2,000단어+) |
| 문법 비중 | 문장 구조 노출 및 모방 | 공식화된 원리 이해 및 영작 적용 |
| 평가 방식 | 성취도 중심의 절대평가 | 내신 시험, 수행평가 등 복합 평가 |
| 필요 체력 | 흥미와 반응 위주의 순발력 | 장시간 몰입과 정교한 분석의 인내력 |
2. '이해'를 '실력'으로 바꾸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중학교 영어 성적의 승패는 '학원 수업을 얼마나 열심히 들었느냐'가 아니라, '학원 문을 나선 뒤 스스로 얼마나 고민했느냐'에서 갈립니다. 초등 시절에는 학원만 다녀도 어느 정도 성적이 유지될 수 있지만, 중등 과정은 스스로 문법의 원리를 정리하고 오답의 이유를 분석하는 '자기주도 학습 체력'이 필수적입니다. 선생님이 떠먹여 주는 지식은 시험지 앞에서는 금방 휘발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지문을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내며, 틀린 문제의 근거를 문법책에서 다시 찾아보는 '능동적인 복습'이 습관화되어야 합니다.
이번 겨울방학 동안 부모님께서 확인하셔야 할 것은 아이의 문제집 페이지 수가 아니라, 아이의 '오답 노트'입니다. 틀린 문제를 보고 왜 틀렸는지 스스로 한 문장이라도 적어보는 훈련, 배운 내용을 백지에 요약해 보는 훈련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메타인지' 훈련은 중학교에 올라가 갑자기 늘어나는 수행평가와 서술형 시험에서 아이를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됩니다.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시간보다,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더 길어야 진짜 실력이 쌓인다는 사실을 아이가 몸소 체험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지난해 6학년 겨울방학에 저를 찾아왔던 진도는 이미 중3 수준까지 뺐지만 정작 단어 30개도 힘들어하던 학생이 생각납니다. 아이는 선행 수준에 비해 '공부 체력'이 바닥인 상태였습니다. 저는 무리한 진도를 멈추고 한 달 동안 '중등 필수 단어 누적 복습'과 '매일 30분 정독 훈련'에만 집중했습니다. 처음엔 엉덩이를 들썩이던 아이가 2개월 뒤에는 스스로 1시간 몰입 공부를 해내더군요. 공부 체력이 붙은 학생은 중학교 첫 기말고사에서 전교권 성적을 거두며 '진도보다 기초 체력이 먼저'임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3. 예비 중1을 위한 '겨울방학 3단계 체력 강화' 전략
우리 아이의 중등 연착륙을 돕기 위한 원장님의 전략적 제안입니다.
첫째, '단어 암기의 임계점'을 한 번은 넘겨보게 하세요. 방학 동안 중등 필수 영단어장을 최소 3회독 이상 반복하며, 하루 50단어 이상을 소화해내는 '어휘 근육'을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문법의 개념화' 작업을 시작하세요.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배운 문법 개념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하는 '논리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셋째, '학습 플래너'를 직접 작성하게 하세요. 하루의 공부 양을 스스로 정하고 성취도를 체크하는 과정이 반복될 때, 중학교의 복잡한 수행평가 일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자기주도 체력'이 형성됩니다.
"저는 예비 중1 아이들에게 '중학교 영어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가르칩니다.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화려한 러닝화(교재)보다 튼튼한 심장과 다리 근육(공부 체력)이 먼저입니다. 아이들이 중학교라는 낯선 환경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진도에 급급해 아이를 지치게 하지 마세요.중등 3년을 압도할 단단한 공부 체력을 먼저 설계해 보시길 바랍니다."